아들 녀석 몇달 전부터 과탐 선택 때문에 고민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덩달아 생각이 많아지네요.
과학탐구 과목 선택하는 기준을 몇가지로 추려 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 기준이므로 참고만 하시면 좋겠어요.
1. 과목의 특성
암기를 잘하긴 하는데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공식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물리보다는 생물이나 지구과학을 선택하는 게 좋겠어요.
처음 글을 올릴 때 암기할 부분이 많은가, 계산문제가 많은가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구시대적이라는 누군가의 의견이 있어서 글을 수정했습니다.
제가 공부했을 때와는 많이 다르겠죠.(저는 91학번입니다.)
2. 성적이 잘나오는 과목 vs 좋아하는 과목
아무래도 좋아하는 과목이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을까요.
저희 아이도 생명과학을 아주 재밌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생물은 학원 안다니고도 물리나 화학보다 점수가 높아요.
물리, 화학은 학원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그렇더라구요.
물론 좋아하는 과목과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 항상 일치하진 않지요.
선호도 역시 여러 기준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3. 3학년 때 학교수업
3학년 때 학교 수업이 없는 과탐 과목을 선택해서 수능 준비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힘들겠죠?
내신이 안나온다고 그냥 손을 놔버릴 수도 없고,
수능에 응시하지도 않을 과목 붙들고 있기도 그렇고
하여간 곤란한 상황이죠.
4.진학하려는 전공과와의 관련 여부
화학과 진학하려면 아무래도 화학을 선택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겠죠?
자연계열에서만 본다면 의치한/보건 분야는 화학과 생물이,
공대라면 물리와 화학을 선택하는 것이 앞으로의 대학 공부에 좀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만..
일단은 대학에 붙고 나서 그 때 혼자 공부하는 귀찮은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점수가 잘 나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ㅡ.ㅡ
5. 전략적인 접근
수능은 상대평가 즉, 전체 응시생 중에 내 실력을 백분위점수, 표준점수, 등급점수로 표시해서 순위를 표시하는 시험입니다.
그러니까 나보다 점수가 낮은 응시생이 많을수록 유리하지요.
아래의 표는 과탐 백분위점수에 해당하는 국어, 수학, 영어의 표준점수합계(2015년 수능)를 보여줍니다.
지학1의 백분위점수가 99점이고, 99점 받은 학생의 국수영 표준점수합계는 356.02점 인데 반해서,
예를 들어 물2의 백분위 99점 받은 학생은 국수영 표준점수합계가 380.97점으로 지1의 356.02점보다 24.95점이 높습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예요.
쉽게 말하면, 지구과학1을 선택한 학생들이 국수영 점수가 낮다는 말,
과격하게 표현하면 지구과학1 선택한 학생 중에 공부 못하는 학생이 많다는 뜻이 됩니다.
나는 죽어도 지구과학 싫다.. 이런 학생이 아니라면 전략적인 접근으로 지학1을 선택하셔도 좋겠어요.
<출처: 오르비 물량공급. 클릭하시면 원글을 보실 수 있어요.>
표를 보니까 할 말이 점점 늘어나네요.
상위권 대학의 대부분은(전부는 아니예요. ^^) 국수영은 표준점수를, 과탐은 백분위점수(혹은 백분위를 변환한 점수)를 많이 반영합니다.
표준점수는 난이도를 반영한 점수, 그러니까 딴 애들 다 못봤는데 나는 잘 봤다면 점수가 쑥 올라갑니다.
백분위점수는 앞에서부터 차례로 늘어세운 점수(일종의 등수)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과탐은 왜 표준점수를 안쓰고 백분위를 쓸까요?
과탐은 과목별 난이도나 응시 인원같은 요인으로 표준점수의 차이가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백분위를 변환한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해요.
백분위점수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표에서 지학1은 백분위점수 100이 없어요. 왜일까요?
지학1이 너무 쉽게 출제되어 만점을 받은 학생이 전체 학생의 1%를 넘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지학1을 만점을 받았음에도 백분위점수가 99점이 되어버린거죠.
작년에 수능 만점을 받고도 연세대 의예과 정시에서 불합격한 학생이 과탐의 백분위점수 때문이었다고 기사에도 났네요.
2015년 수능에서 생명과학II 응시자는 2점(원점수) 짜리 한 문항을 틀려도 지구과학I, 물리II, 화학II, 지구과학II를 선택한 만점자보다 점수가 더 높았다고 하구요. (기사보기 클릭)
경쟁자들이 만만하다고 선택했다가 이런 일 생길지 누가 알겠어요.
6. 물2, 화2, 생2 선택은 신중히
위의 표를 보시면 같은 백분위점수에서 물2, 화2, 생2 의 국수영 점수가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어요.
이것은 2(II)과목 선택한 학생들이 공부 잘한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니까, 서울대를 목표로 한다거나, 가산점을 받아야 하는 경우 등의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가능하면 물1, 화1, 생1, 지1 중에서 선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2(II)과목을 정말 잘한다면 잘하는 과목 선택하는 게 맞구요.
관련 글을 찾아서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히지만..
결국 과탐선택에 절대적 기준은 없다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
위에서 구구절절 쓴 기준도 찬찬히 생각해 보시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다 고려해 본 다음에 본인에게 가장 좋은 최고의 선택을 하는 수밖에요.
가장 최선은 아마도 수험생이 좋아하고 그래서 열심히 할 수 있고, 성적도 잘 나오고, 진로와도 관련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뻔한가요? ^^
아들에게 이거 이거 선택해!! 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아들이 하는 얘기를 알아 듣고 조언이라도 해 줄 수 있으려면 이정도는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솔직한 마음은 공부도 대신 해 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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